이번 차수는 남자만 3명이다. 더구나 그 중 한 분은 30대 나이에 명퇴를 맞은 케이스다. 고민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뚜렷한 대안이 떠 오르지 않았다. 다만 그럴수록 더욱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지금껏 진행한 차수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었고,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을 얻은 소중한 기회였다. 감격, 보람 그리고 자신감을 얻었다.
정말 Mind Set 이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지금 이 분들의 상황이 어떠한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 그리고 생애재설계 계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고 또 충분히 그럴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믿는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시간 강의가 끝나고 나면 모두가 '아, 정말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구나'라고 외치는 End-state를 그려 보았다. 최적의 프로세스를 사전에 설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장에서는 항상 설계대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예기치 않은 말과 행동이 수반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필시 결과(Result)에 영향을 미칠터이다. 성공적인 결과는 올바른 Mind Set에 기초한다는 지난 컨퍼런스 강의 내용을 깊이 상기하는 것이 최선이라 여겨졌다.
강의 종료를 1~2분 남겨두고 참가자 분들의 피드백을 들어 보았다.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 혼자서 계획을 만드는 것보다 함께하니까 더 큰 힘이 된다고 하셨다. 또 한 분은 '연관도'에 흥미를 보이셨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진행했다면 매우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신다. 시작 전부터 포스트잇과 그리기 도구를 보고는 '아~ 이런거 싫은데… 쓰는 거 하기 싫은데'를 두 번이나 말씀하셨던 한 분은 강의 종료 후에 따로 남아서 이런 저런 말씀을 하셨다. 강의가 좋았다고 한다. 이렇게 잘 진행하면 아주 재밌는데 잘 못하니까 쓰는거, 그리는거 싫어하는 것이라고 귀여운 변명을 덧붙이신다.
선입견이다. 남자라고해서 말하기, 글쓰기, 그리기, 표현하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또 때론 실패와 좌절을 경험했었을 그들이, 바로 그들 자신의 가장 훌륭한 계획을 만들 수 있으며 또 성취해 나가리라고 '믿어 주는' 누군가가 없어서 그들은 선뜻 말하기를 주저할 뿐이다.
12살때 학교 운동장에서 오징어 놀이를 하며 8:1로 싸워서 이겼던 일을 회상하고, 학생선도부 때는 공부도 잘했고 인기도 많았었다는 기억을 떠 올리며 그 분들의 눈에 생기가 넘치는 것을 보았다. 생애재설계 만다라트 계획 수립에 집중하는 모습 속에서 다시금 샘솟는 의지를 엿 보았다. 앞으로 남은 교육과정은 더욱 열의를 가지고 임하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생2막도 잘 열어 가시리라 성원해 본다.
물론 다들 눈치 채지는 못하셨겠지만 나 역시도 진행하면서 울컥하는 바람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었다. 어쩌면 이번 퍼실리테이션은 아직은 부족하기만 한 나의 수련과정에서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감사한 하루였다.
2017. 2. 15 여의도 전경련회관 42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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