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부족하여 소수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의사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는 많은 경우, 사실 시간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회의에 필요한 기술과 도구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발언의 기회를 제공해도 말하지 않는 구성원 때문에 회의가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들을 말하지 못하도록 만든 회의의 분위기와 편히 발언할 수 없도록 하는 진행의 기술이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다보지 못하면, 계속되는 회의(會議)에 회의(懷疑)가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회의는 어느새 일상으로 자리잡았고, 실상 회의 시간 확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의 주제 및 참여자 수 등에 따라 회의에 소요되는 시간은 다를텐데, 대부분 시간을 먼저 정해놓고 나머지를 짜맞추려하니 계획된 시간과 달라지는 일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무엇이 시간을 절약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충분히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의 리더 또는 일부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의사결정되었을 경우, 회의 시간은 짧았을지 몰라도, 실행과정에서의 효율 및 효과성은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실행의 주체가 구성원이며 회의에서의 결론이 구성원 각자에게 내재화되어야 하는 주요 사안이라면 함께 논의하는데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결정까지의 시간은 길지만 이후 실행과 결론에 다다르는 과정이 단축되고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의사결정의 방법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인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조직에서 리더가 어떤 결단을 하느냐이다. 지난한 과정이 될지도 모를 그 시간을 확보하고 구성원들을 독려하는 리더의 의지가 없다면 아예 시도조차 해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회의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생각해보자.
누군가가 시간이 부족하거나 많이 결린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이 말을 떠올려주길 바라본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의지와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