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총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라는 개념이 있다. 한 고객이 평생 동안 회사에 기여하는 수익성을 현가로 나타낸 수치를 뜻한다. 이 개념이 포함하고 있는 가정은 단기적인 고객과의 관계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본래 이 개념은 모든 고객을 동일하게 VIP로 대우하기에 제한적인 자원을 가진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고객관리 하 기 위해 참고 되는 수치다. 퍼실리테이터로서 본 개념을 접하자마자 떠오른 것은 ‘리더가 직원을 바라볼 때 CLV의 개념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였다. 많은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의견이 있다. “알아요, 그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위에 분들은 그런 거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당장 퍼포먼스를 보여야 합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찌보면 남과 같은 고객들에게는 지금은 천원을 썼지만, 결국 우리에게 만원을 써줄 고객인지를 가려 혹여나 ‘좋은 고객’을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업의 모습이며. CLV의 탄생 배경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그들이 정작 한 가족인 직원들에게는 단기적은 성과만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CLV를 직원을 대상으로 적용해보았을 때, 직원들에게도 분명 평생 가치가 있다. 당장은 회사에서 요구되는 단기적인 목적의 지시에 맞추어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개인의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직원이 분명 있을 것이다. 단기적인 업무에 강한 사람이 있는 반면, 장기적은 안목에 강점을 가진 사람이 있기도 하다. 직원 한명이 평생 회사에 기여하는 모든 것들을 현가로 나타냈을 때 분명 여기에도 캐즘(Chasm)은 존재할 것이다. 지금 한국 기업의 리더들은 개인의 기여에서 나타나는 캐즘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러한 압력은 각 개인에게 심리적 부담감은 물론, 원치 않는 업무로부터의 과중을 불러온다. 기업이 장기적 안목을 갖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직원의 장기적인 플랜의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없는 제한된 자원, 장기적인 항목들에 대해 평가하기 어려운 인사 평가제도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나와 있다고 해서 개선의 여지가 있음에도 현상을 유지해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 회사를 생각해서 제안하는 장기적인 안목의 요구들을 선입견 없이 분석해가야 한다. 언젠가 직원총가치를 계산해낼 수 있다면 “물론 그렇게 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기다려주기에는 기업의 입장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많은 대한민국의 리더들에게 좋은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조직의 직원들이 앞으로 보여줄 기여가 얼마나 훌륭할지 신뢰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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