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 경험

[미팅] POST 오티빙 6차 Meeting

더디맨 2016. 4. 26. 15:35

이 날 한바탕 배를 잡고 모두가 웃은 사건이 있었으니...

유엔아동인권협약 40개 조항중
교육에 활용할 몇 개의 조항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멍청한 방법을 차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조항 번호를 말하면 눈치게임하듯 동의표시를 1,2,3,4로 외치고
몇 표가 나왔는지를 체크하는....ㅠㅠ
'주먹오'는 아니더라도 그냥 거수로 하면 금방 끝낼 일을
덤앤더머처럼 20여분을 무던히도 계속 그러고 있던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모두들 박장대소ㅋㅋㅋ

물론 이런 에피소드 덕분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모처럼 많은 인원이 모인(7명) 모임이었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인권교육 프로그램 설계가 당면 과제이긴 하지만
반복되는 듯한 느낌의 지지부진한 회의와
멤버들의 참여 저조로 인해
약간의 권태와 피로를 느끼고 있을 즈음인 것 같다.

더구나 너무 현안에 집중하다보니
과연 우리가 퍼실리테이션을 배운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회의는 '회의'스러워 지고 있었다.

우선 FT 역할이 아무도 없었고,
일방적인 상황설명에 그저 따라가기 바쁜 분위기...
그 와중에 나는 또 내 나름대로
늘 부족한 시간 때문에 논의를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어설픈 '주도'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의 과거 회사경험이 발동되어
스마트하게(?) 정리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혹여 일부 쌤들 중에는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여기 모인 어떤 쌤이라도
2시간짜리 교육을 나름대로 기획하고 실행하지 못 할 분들은 없다.
즉, 혼자서 한다면 다 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바쁜 중에 어렵게 할애한 시간을
수 차례 회의를 하면서 돌고도는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장점들이 모아져서
한 사람의 아이디어 보다는 휠씬 훌륭한,
그리고 모두가 만족하는 그런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은 퍼실리테이션으로써만 가능한 결과이고
또 포스트오티빙은 그 퍼실리테이션을 연습하기 위한 모임이었는데
현안에 함몰되어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던 하루였다....
(퍼실리테이터가 되려면 아직은 한참 멀었구나 하는 생각....ㅜㅜ)



2016. 4. 24 강남 토즈모임센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