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무려 11시간에 걸친 철야토론이다.
2015년도 스승의 날에 '학교세우기'라는 주제로 처음 실시된 이래
올해에는 '집안 밝히기'라는 주제로 두 번째 행사를 가진다.
20여명 남짓한 분들이 참석을 하였고,
4개 소그룹으로 나누어 가장 관심있는 소주제를 선정하여 토론을 진행했는데
'부모와 청소년간의 소통', '부부간의 소통', '자녀교육 문제' 등
보다 실질적이고 임상적인 문제를 다룬 3팀이 있었고,
인원이 가장 적은 우리팀은
'가족개념의 변화'라는 좀 더 철학적이고 근원적인 논의주제를 다루었다.
아무래도 주제가 광범위하다보니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라 가는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다른 팀들은 새벽 3시가 지나면서 실제로 해 볼 수 있는 Action Plan을
도출하는 단계에 접어 들었지만 우리팀에서는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토론 주제를 정해는데만도 40여분 가까이를 할애하였고
쿠의 도움으로 방향이 조금 모아지는 듯도 하였으나
3명 밖에 안되는 멤버의 진정한 관심사는 여전히 표출되지 못한 채 표류하는 느낌 속에서
어느 누구도 이 상황에 적절한 퍼실리테이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생각된다.
체력적으로도 피로감이 몰려 오는 터라
결국 답보상태로 일정 시간을 보내버리고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비록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른 결과물을 얻지는 못했지만
우리팀의 두 분 샘들을 통해 평소 생각해 보지 못한
다양한 가족의 개념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세상은 이미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여전히 미디어는 부모와 자녀로 구성되는
4인의 혈연가족만을 모델로 삼고 있으며
그 외에는 모두 비정상이거나 상대적인 결핍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열린가족, 확대가족, 유기적인 가족, 또는 관계지향적 가족...
어떻게 네이밍을 하든지 이미 사회에 편만해 있는
이런 형태의 가족 또는 가정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해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동안 가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오로지 해당 가족이 해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치루어야 할 사회적 비용은 아마도 엄청날 것이다.
사회적 돌봄이 유기적으로 확대되고,
혈연집단으로 대변되는 가정의 이기성이 다소나마 완화된다면
더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가져 보게 되었다.
함께 토론한 두 분 샘들에 비하면 지식이 일천하지만
덕분에 새로운 관심영역을 넓히게 되어
날밤을 지새운 시간과 수고가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CF 고수샘들의 토론 모습에서, 그리고 전체 행사를 진행하는 쿠의 모습에서
진정한 퍼실리테이터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아직 멀기만한 길이지만 그래도 또 한 걸음 내딛였다는 것에 위로받고
아침 8시 다시 잠자리 청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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