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퍼메시지 018호독재, 민주주의, 그리고 퍼실리테이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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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서는 생명을 유지하기도 힘든 나약한 존재이다. 그러나 서로 협력하면 다른 어떤 종도 해내지 못하는 시너지를 발휘한다. 집을 짓고, 자동차를 만들고, 컴퓨터를 만들며, 우주를 넘나든다.
이름하여 무리를 이루는 사회적 동물이고, 늘 조직과 집단을 만든다.
한편 인간은 자유를 갈망하고 추구한다. 어떤 결과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기를 바란다. 원하는 것을 갖고 이루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 자유는 집단에서 충돌한다. 집단을 통해 큰 일을 해내고 싶지만, 개인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와 경합하면서 집단 안에서 제한된다. 딜레마이다.
개인이 해내지 못하는 일을 집단이 해내려면 집단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집단의 의사결정은 집단이 일을 시작하는 출발이 된다. 집단 안에 있는 개인들의 의지가 모두 일치한다면 집단의사결정이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지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저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선호하는 것이 다르다. 이를 맞춰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류는 정치과정을 만들었다. 정치과정의 핵심은 의사결정과정이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가 충돌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다루기 힘들어 힘센 사람이 결정하는 일이 자주 생겨났다. 그러나 그 힘센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결론을 내는 것을 보장하지 않았다. 권력은 부패하였고 1688년 영국의 명예혁명과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의사결정의 새로운 방식으로서 의회제도를 탄생시켰다. ![]() <1876년에 발간되 'Robert's Rules of Order' 초판의 표지> [출처] 독재, 민주주의, 그리고 퍼실리테이션|작성자 구기욱 의회가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집단의사결정 과정을 쉽지 않았다. 1876년 미육군 대령 헨리 로버트경은 의회의 의사규칙을 정리한 'Robert's Rules of Order'를 발간하여 의회의 의사결정과정의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는 이후 수많은 조직과 집단의 의사결정 절차의 기준이 되었고, 현재는 그의 손자가 이어온 11판이 2011년에 발간되었으며 여기에는 전자, 원격회의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게 되었다.
이 의사규칙의 근간이 되는 한 번에 한 사람만 말하기, 1인 1표 규칙, 동의-토론-표결 등의 순서, 그리고 다수결의 원칙 등은 회의를 체계화하고 의사결정을 원활하게 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다수결은 여전히 집단의 문제를 온전하게 해결하는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소수자의 보호가 어렵고, 다수자의 편에 서려는 정치적 행태를 만들어내며, 사안을 합리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표결에서의 승리에 더 관심을 가지게 하는 부작용을 낳게 하고 있다.
왠만한 집단의 의사결정은 이 의사규칙을 적용하는 것마저 어려워 한다. 구성원의 의견을 일일이 듣지도 않고, 표결을 사용하지도 않는다. 권한을 가진 한 사람이 미리 정하고, 구성원과 논의하는 회의는 형식적으로 흐르고 만다. 혹여 이견을 말하면 미운 털이 박히고 나중에 있을 불이익을 감당해야 한다. '답정너'라는 말이 리더의 흔한 비유가 되었다.
혼자 의사결정하는 것을 독재라 부른다. 우리나라의 많은 집단과 조직에서의 의사결정은 리더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 즉 독재가 산재하고 있다. 독재할 의도도 없고 독재자라고 불리우기를 싫어하는 리더들은 시간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는 사정임을 호소한다. 조직이 준 정당한 권한과 책임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그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독재임에 틀림이 없으며,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조차 하기 힘든 상황에서 불통을 경험하고 결정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공정하게 담아낼 수 없는 업무 상황에서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직무에 몰입하기 힘들며,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나 자부심을 키워가기 어려워 한다. 머리 속에는 늘 이직의 꿈이 자라난다. 시간을 절약하여 얻은 독재의 결과이다.
분명히 우리는 민주주의를 배웠고, 민주주의를 희망한다. 그 것은 그저 이념이나 이상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을 존중하는 민주주의가 실용적이고 성과를 내는 의사결정 방법이기 때문이다.
조직이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아내면 구성원들은 공정함을 느끼고 여러가지 긍정적인 태도와 행동을 보이게 된다는 연구결과는 무수히 많다. 목소리를 담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일을 못할 만큼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니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시간을 절약한다. 그리고 그 오래 걸린다는 시간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 회의하는 철학과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해 볼 일이다.
퍼실리테이션은 짧은 시간에 다수결을 넘어 합의까지 이끌어낸다.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존중의 민주주의 철학과 구성원의 의견과 정서를 다루는 기술의 문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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