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 이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퍼실리테이션은 대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동사 'Facilitate'라는 단어는 사전적 의미로는 ‘make easier’, 즉 좀 더 쉽게, 좀 더 수월하게, 좀 더 효과적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돕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쿠퍼네의 구기욱 대표는 퍼실리테이션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집단이 집단의 공동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도록 도구와 기법을 활용하여 절차를 설계하고 중립적인 태도로 진행과정을 돕는 활동” 이 기본적인 의미를 제대로 살려내려면 기억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 퍼실리테이션은 철학이다. 퍼실리테이션은 도구나 기법 등을 사용하거나 그 모양새만 따라한다고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퍼실리테이터에게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중립성’은 사람들이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고,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지 않고서는 지켜지기 어려운 요소이다. 퍼실리테이션의 근간에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와 긍정적인 인간관이 뿌리내려 있으므로, 퍼실리테이션을 철학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 퍼실리테이션은 기술이다. 퍼실리테이션은 생각과 의지로만 실행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행할 좋은 기술과 방법이 구현되지 않는다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기술이라는 것은 눈으로 여러 번 보았다고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손에 익을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하는 숙련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 기술인데, 퍼실리테이션 역시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들어야 비로소 물 흐르듯 유연해질 수 있으니 어찌 기술이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 퍼실리테이션은 문화이다. 문화(文化)란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중요한 행동 양식이나 가치, 사상 등을 말하는 것이다. 퍼실리테이션을 문화라 소개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언하고 공유하며 더 나은 결정을 위해 합의하는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어느 개인의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조직 전반에 걸친 소통의 문화가 형성되어야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퍼실리테이션은 ‘문화’이자 ‘철학’이자 ‘기술’이다. 문화인 까닭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퍼실리테이션이 젖어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가야 한다. ‘철학’인 이유로 자신의 철학적 관점과 가치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성찰을 이어가길 잊지 않아야 한다. ‘기술’인 이유로 깨어있는 학습과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어우러진 멋진 퍼실리테이션을 실행해간다면, 우리는 모두가 퍼실리테이터인 멋진 세상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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