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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쿠퍼메시지 017호 : 우리의 조직원을 의심하지 말자 - 사회적 태만 바로 읽기

더디맨 2016. 3. 22. 10:51

쿠퍼메시지 017호

쿠퍼실리테이션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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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조직원을 의심하지 말자 - 사회적 태만 바로 읽기

 맥스 링겔만(Max Ringelmann)은 1913년 집단이 줄다리기와 같은 가산 과제(additive task)를 수행할 때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에서의 주목할 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줄다리기의 경우 3인 집단이 당기는 힘은 개인이 당기는 힘의 3배가 아닌 2.6배로 관찰되었으며, 8인 집단의 힘은 3.9배로 나타나는 등 생산 과정에서 개개인이 최선을 다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같이 집단이 함께 과제를 수행할 때 각 개인의 태만이 나타나는 현상을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 또는 사회적 태만 현상이라고 한다.

 연구의 결과를 보았을 때 우리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속한 조직에 일반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 각 조직에서의 조직원들이 보이는 태도에서 발견해왔던 비효율적인 의사소통, 의사결정, 업무 추진들이 확실한 그들의 태만을 입증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 TV프로그램에서는 요즘의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팀 프로젝트 과제의 'Free rider'를 비꼬는 패러디 영상을 만들었고 큰 공감을 얻었다. 주어진 과제를 열심히 수행하려는 모습보다 아부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성과를 채우려는 인물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사회적 태만의 정 반대 모습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9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국가대표’의 주인공들이 대표적일 것이다. 주어진 상황은 절망적이었으며, 맡겨진 책임감과 부담감은 각 개인을 억누르기에 충분했다. 단 한명이라도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들은 성공했다. 맥스 링겔만이 실행했던 줄다리기 실험에서의 참가자들과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사회적 태만을 연구한 학자들이 주장하는 사회적 태만의 원인은 아래와 같다.
 

사회적 태만의 원인

1) 책임감 분산

 사람들은 집단의 일원으로 행동할 때 그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덜 느낀다. 즉, 함께 과업을 수행하는 집단 구성원의 수가 증가할수록 책임이 분산되며, 이로 인해 개개인의 노력이 감소하여 사회적 태만이 발생한다. 특히 집단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개인의 수행 정도를 알 수 없을 때 사회적 태만의 발생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개인의 수행 수준을 평가할 수 없어 개개인의 수행이 집단에 묻힌다고 생각되면, 과제에 대한 책임이 다른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분산되어 사람들은 기여 수준을 낮추게 된다.

2)노력의 무용성 지각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이 집단의 수행 결과에 크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느끼면 노력을 덜 하게 된다(Harkins & Szymanski, 1989; Kerr & Bruun, 1983). 과제 수행에 참여한 개개인의 기여도를 평가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개인이 노력을 덜 하고도 집단의 과제 수행 완료에 따른 혜택을 동등하게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태만해지기 쉽다. 이 현상을 무임 승차 효과라고 하며(Kerr, 1983), 이러한 개인은 무임 승차자(free rider)라고 한다.

3)봉 효과(sucker effect)

 집단의 다른 사람들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사회적 태만이 발생한다. 혼자 열심히 일해서 ‘봉’이 되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자신의 수행을 맞추려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이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을 때, 나머지 구성원들도 노력을 감소시키는 경향성을 ‘봉 효과’ 혹은 ‘남들만큼 하기 효과’라고 한다(Kerr, 1983).

4)과제의 가치 및 특성

 한편, 집단이 수행하는 과제가 중요한 것일 경우, 집단 구성원의 수행이 저조할 것으로 기대될 때 반대로 더 많이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 수행이 저조하다고 예상되는 구성원이 채우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노력만큼 다른 구성원이 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보상 효과(social compensation effect)로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태만은 집단 과제가 중요하지 않다고 지각되었을 경우에 나타나기 쉽다(Karau & Williams, 1997). 덧붙여, 집단이 수행하는 과제가 누구나 쉽게 달성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경우에도 사회적 태만이 일어난다(Harkins & Petty, 1982).

5)집합적 노력 모형(collective effort model)

 카라우와 윌리엄스(Karau & Williams, 1993)는 사회적 태만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하여 고전적인 기대-가치 이론(expectancy-value theory, Edwards, 1954)을 바탕으로 한 집합적 노력 모형을 고안해 냈다. 동기 이론 중 하나인 기대-가치 이론은, 사람이 특정 과제를 수행할 때 동기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즉 과제 수행에 대한 높은 기대이며, 둘째는 과제 혹은 과제 수행의 결과물에서 얻어지는 가치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어떤 활동에서 적절한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면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을수록, 그리고 그 활동 또는 활동 결과의 가치가 클수록 강하게 동기화된다. 반대로 과제 수행에 대한 기대가 낮고 그 결과가 그리 중요한 가치를 갖지 않는다면 동기는 약해진다.

집합적 노력 모형은 기대-가치 이론을 집단 상황에 적용한 모형으로, 이 이론은 집단 과제에서 개인이 노력을 기울이는 동기 수준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첫째는 목표 달성에 자신의 기여도가 중요하다는 기대이며, 둘째는 그 목표의 가치이다. 즉, 집단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자신의 기여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적을수록, 그리고 그 과제의 수행으로부터 오는 결과물이나 보상이 개인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지각될수록 사회적 태만이 나타나기 쉽다. 카라우와 윌리엄스(Karau & Williams, 1993)는 실제로 집단의 성공에 자신의 기여 수준이 중요하다는 기대가 높고, 집단이 추구하는 목표가 개인에게 가치 있을 때 사회적 태만이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6)문화 차이

 사회적 태만에는 문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집단주의 문화권인 동양인들보다 개인주의 문화권인 미국인들에게서 사회적 태만 경향이 더 높았다(Karau & Williams, 1993). 즉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더 우선시하기 때문에, 개인의 이익보다 집단의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 집단주의 문화보다 사회적 태만이 더 나타나기 쉽다(Karau & Williams, 1993). 가브레냐, 왕, 라타네(Gabrenya, Wang, & Latane, 1985)는 사회적 태만의 문화 차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미국과 대만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헤드폰을 끼고 들리는 소리를 세는 작업을 혼자 혹은 짝지어 수행하도록 했다. 그 결과, 사회적 태만 현상은 미국 아동에게서만 나타났으며, 대만 아동의 경우 오히려 짝으로 일할 때 개인별 수행이 좋아졌다.

7)집단의 특성

 집단과의 동일시 및 응집성도 사회적 태만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즉, 친구들로 구성된 집단보다 낯선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서 사회적 태만이 더 많이 일어났다(Karau & Williams, 1997).

8)생산성의 착각

 집단 과제를 수행할 때, 집단 구성원들은 대개 자신이 속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더 생산성이 높다고 생각한다(Polzer, Kramer, & Neale, 1997). 이러한 현상을 집단 생산성의 착각(illusion of group productivity)이라고 한다(Nijstad, Stroebe, & Lodewijkx, 2006). 생산성의 착각은 집단 생산성뿐 아니라 개인 생산성을 판단할 때에도 나타나는데, 집단 과제를 수행하는 개인은 자신이 태만하지 않고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파울루스 등(Paulus, Dzindolet, Poletes & Camacho, 1993)은 집단에게 창의성 과제를 수행하도록 한 후, 각 구성원들에게 본인의 기여도를 추정하게 했다. 그 결과, 구성원들은 실제 객관적으로 확인된 자신의 기여도(25% 정도)보다 더 높은 수준(약 36%)으로 자신이 기여했다고 추정했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태만은 구성원 스스로가 객관적으로는 그렇지 못한데도 자신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을 때에도 발생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회적 태만 [social loafing]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사회적 태만의 원인들을 보면 결국 해당 수행 과제를 끈기 있게 해결해 나갈 만큼의 ‘동기’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손실되는 동기와 그 정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태만을 줄이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핵심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는 쉽게 나의 조직원들을 의심할 수 있다.

 흔히 조직원들의 태만을 발견했을 때 리더는 동기를 잃은 직원들의 원인을 주관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또한 그들을 이기심과 욕심으로 가득 차있거나,  조직을 위해 헌신하지 않을 사람으로 단정 짓기도 한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된 사회적 태만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단순한 보상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핵심은 ‘ 금 나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했을 때 수행한 우리 집단의 성공이 개인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 혹은 ‘나에게 현재 이 과제는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가?’에 대한 분명하고 가치 있는 결론이 사회적 태만을 감소시켰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그룹 원들 사이에서 목표에 대해 공유되고 있는 비전이다. 만약 각 개인에게 예상되는 과제의 가치와 의미가 충분히 납득이 되었다고 해도, 개인의 목표가 집단의 목표 보다 우선시 될수록 무임승차 효과 및 사회적 태만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피터 센게(Peter Senge)의 ‘학습하는 조직’에서 주장된 ‘공유비전(Shared Vision)’에 관한 이야기와 유사하다. 함께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조직원들의 목표에 대한 개별 비전은 서로 공유되고 이야기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각자의 목표가 서로 공감되고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선행되었을 때 공유 비전이 생겨나며, 그룹 내의 사회적 태만 현상이 줄어들게 된다.

 우리는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장 쉽고 빠르게 나를 보호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린다. 사회적 태만이라는 단어 또한 발생되는 문제의 책임을 가장 쉽게 누군가에게 떠넘기기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작용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퍼실리테이터로서 항상 인간을 신뢰하며, 선한 의도가 전제되어 있음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눈에 띄는 태만 현상을 의심의 눈초리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이 저 사람의 동기를 방해하고 있는 걸까?’라는 도움의 눈길로 바라봐준다면 자연스럽게 ‘사회적 보상 효과(Social compensation effect)’가 일어나는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의심하지 말자!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에는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것은 잘해보고자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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