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 학습

[펌] 쿠퍼메시지 014호 : "우리개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보는 소통의 기술

더디맨 2016. 3. 3. 14:08

쿠퍼메시지 014호

"우리개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보는
소통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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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터의 일상 프리즘

“우리 개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보는 소통의 기술  

 “우리 개가 말을 잘 듣게 해주세요.”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에서 반려견 행동전문가에게 어려움을 호소하며 의뢰한 내용이다. 얼마 전 한 다큐에서 ‘문제’ 반려견 가정이 바뀌어가는 과정을 담은 다큐가 방영되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때로 여느 조직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 반려견과 주인 사이에 불통의 모습으로 투과되어 보인 점이었는데, 이러한 모습이 우리의 일상과 꼭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퍼실리테이터의 눈으로 다큐를 보며 얻은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역지사지 

 다큐에는 다양한 행동을 보이는 반려견들이 나왔다. 식탐이 많은 먹보 반려견, 너무 짖거나 무는 반려견, 소심한 반려견 등 다양한 유형의 반려견이 소개되었는데, 이러한 행동을 본 반려견 행동전문가는 주인과 반려견들은 다른 특성과 언어를 사용하는 존재임을 확인시켜주고 하나씩 개선점을 찾아나갔다.

사람들은 반려견이 소변을 보거나, 너무 짖거나, 식탐이 지나치게 많은 등의 이른바 ‘문제’에 대해 사람의 언어로 야단을 치고, 그들이 그 말을 알아듣기를 기대하지만 실상 야단치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려견은 감정만 위축될 뿐 또 다시 ‘문제’를 반복하며 주인과의 갈등 고리 속에 들어갔다. 어떻게 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까.

반려견 행동전문가는 무엇보다 먼저 반려견의 입장에서 생각할 것을 조언했다. 나와는 다른 존재이자 특성을 가진 반려견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들이 원하는 보상으로 소통을 하라고 말한다.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지르지 않고 그들이 편안하게 그들의 본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행동단계 혹은 규칙을 같이 해보거나 내가 주고 싶은 보상인 쓰다듬어주는 것이 아닌 그들이 원하는 간식을 보상으로 주는 등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가며 행동의 개선을 불러오는 것이었다.

퍼실리테이션 현장으로 시점을 바꾸어 반영의 거울을 비춰보면 워크숍 현장에서 우리는 참여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전문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사전 기본적인 학습을 통해서라도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려고 하였는지를 체크해보게 된다. 동물에게도 자연스런 행동설계가 필요하듯 워크숍에서도 처음에는 가볍고 작게 익숙해지는 행동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내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를 시도해보는 설계가 필요한 것이었다. 반려견의 반응을 보며 퍼실리테이터로서 참여자들의 감정과 행동설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그려보며 자연스러운 설계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그렇게 행동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다시 살펴보면 반려견들이 이러한 문제 행동을 일으킨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출근하고 나면 주인과 분리된 불안감에 주인의 체취가 남아있는 옷을 들추기도 하고, 산책이나 외부 환경에 친숙해지지 못해서 외부 작은 자극에도 짖거나 무는 행동을 보이는 등 그들이 그러한 행동을 하는 데에는 주인이 반려견과 소통하는 방식, 사랑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럼 워크숍 현장에서는 어떠할까. 결과물에 대한 지나친 집념으로 지나가는 과정 과정에서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이유들을 탐색하지 못하지는 않았는지, 참여자들의 행동에 대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았는지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  

소통의 바탕은 사랑의 기술 

 반려견 행동전문가의 설명에 일부 주인들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반려견을 키웠던 경험을 떠올리며 마음이 아팠다. 분명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닌데, 너무나 사랑함에도 사랑하는 방법을,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뿐이기에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이제는 반려견 혹은 타인의 행동이 그들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우리 개가 말을 잘 듣게 해주세요”라고 질문할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우리 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을 가지는 변화를 경험하는 계기를 갖고 이를 잘 실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에리히프롬은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을 표현할 때, 내가 사랑이라고 느끼는 선물이나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어떤 방식을 사랑이라고 느끼는지를 알고 그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해야 사랑의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도 그러하고, 퍼실리테이터로서 현장에서의 모습도 그러하다. 인터뷰 단계에서부터 문제를 깊이 공감하고, 끊임없이 그들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어려운 점은 없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마음, 의롭고 공정한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겸손한 마음으로 이유를 탐색하고자 하는 태도를 갖는다면 충분히 사랑의 소통을 이루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았으니, 그럼 이제는 마음껏! 사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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