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쿠퍼메시지 012호 : 인터뷰는 퍼실리테이션의 시작과 끝이다
쿠퍼메시지 012호고객과의 인터뷰는 성공적인퍼실리테이션의 시작이자 끝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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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의 인터뷰는 성공적인 퍼실리테이션의 시작이자 끝이다. “서랍장이 흔들거린다 드라이버 좀 가져와봐” “자, 여기있어 드라이버” “아니, 일자 드라이버 말고 십자 드라이버 가져와야지” “아아, 그래 여기 십자 드라이버” “아니! 이거 보다 좀 더 큰거! 서랍장이 흔들거린다니까 이런 걸 가져오면 어떻게 해” “내가 어떻게 알아 얼마나 큰 드라이버 필요한지 서랍장을 보지도 않았는데” “아니, 딱 보면 알잖아, 아니면 조금만 고민해보면 알잖아 서랍장 드라이버로 안 조여봤어?!” 위의 상황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잘못된 커뮤니케이션 상황이다. 비슷한 상황은 업무의 현장에서도 정도의 차이일 뿐 동일하게 나타난다. 특히나 고객의 요청에 의해 교육 또는 워크숍을 진행해야 하는 퍼실리테이터에게는 매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태가 더욱 심각한 커뮤니케이션도 있다. “자네, 우리 00사단에 가을이 오더니 운치있게 낙엽들이 날려있구만” “네, 사단장님” 실제로 필자가 전해 들었던 위의 상황에서 사단장님의 운치있다는 이야기를 정리하라는 것으로 오해한 장교가 주말에 쉬고 있는 사단 내 모든 병사를 불러 모아 하루 종일 아침부터 빗자루 질을 시켜 깨끗하게 사단을 정리했다고 한다. 이후의 상황은 이랬다고 한다. “아니? 운치 있게 낙엽들이 있던 게 하나도 없어졌네?” “네, 사단장님 주말 시간을 이용해서 깨끗하게 정리했습니다.” “자네! 내가 언제 정리하라고 했나! 운치있어 보여서 좋다고 한 건데! 그럼 주말에 우리 병사들은 쉬지도 못하고 이걸 다 정리했나? 자네 일을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떻게 하나!” “.......” 그 이후 장교는 다시 병사들을 불러모아 한켠에 모아 정리해두었던 낙옆들을 다시 운치있어보이게 사단 내에 뿌렸다고 한다. 어떠한가? 위와 같은 웃지 못할 헤프닝이 우리의 고객사와의 대화라면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최대한 짧고 포괄적인 언어로 효율적으로 대화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신세대의 언어라고 불리우는 ‘버정(버스 정류장)’, ‘버카(버스 카드)’와 같은 단어들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우리의 언어 사용 습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고객이 이번 회의를 통해, 또는 교육을 통해 정확하게 얻고자 하거나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결과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한다. 언제나 고객의 요청은 불명확하며 자신의 언어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러운 질문들을 통해 정확한 니즈를 파악해내야 한다. 인터뷰 단계는 컨설턴트의 눈과 태도로 끊임없이 분석해내고 판별해내야 한다. 인터뷰 단계에서 퍼실리테이터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목적과 결과물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나에게 어떤 내용을 요청한 것인지, 그 배경은 무엇인지, 그래서 결과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결과물은 어떤 것이며 어떤 형태인지까지 정확하게 인터뷰되어야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외부에 요청을 할 때 알아서 찾아가주는 서비스를 원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간편한 방식의 설명으로 퍼실리테이터가 알아들어주기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고객이 미쳐 깊게 고민해보지 못한 부분까지 인터뷰에 포함되어야 한다. 어떤 이유로 그러한 워크숍 또는 교육을 진행하고자 하는지 퍼실리테이터와 고객의 머릿속이 같아지도록 해야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질문은 어떠해야 할까? 간략하게 위의 사례를 보자면 이러하다. 드라이버를 찾았던 사람은 조금은 목적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서랍장이 흔들려서’ 드라이버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드라이버가 필요한지를 물어보면 되는 일이다. 또는 드라이버 외에 서랍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더 쉽고 편한 방법을 알고 있다면 제안해볼 수도 있다. 운치있는 가을 사단의 모습을 이야기한 사단장에게 “가을 낙엽이 운치있고 좋은데 사단 내의 보행이나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미리 정리하는 게 좋겠습니까?”라고 물었다면 사단장이 낙엽에 대해 입을 열게 된 속마음을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질문들의 공통점은 ‘왜(Why)’를 탐색함과 동시에 질문을 받게 되는 사람이 스스로 조금 전 이야기의 밑에 숨겨져 있던 ‘가정’ 또는 ‘전제’, ‘의도’ 등을 고민하여 구체적으로 답변하도록 돕고자 했다는 것이다. 인터뷰의 상황은 쉽게 말해 ‘구체화를 위한 대화’와 같다. 일상적인 대화에 비해 정확하게 세부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한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퍼실리테이터는 가능한 최소한의 질문으로 최대한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충분히 탐색하지 못한 인터뷰 끝에 준비한 워크숍은 현장에서 뒤집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가능한 만큼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쪼개보아야 한다. 퍼실리테이터인 자신의 판단으로 고객의 이야기를 예상하거나 판단해서 오해가 될 수 있는 여지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확하고 치밀한 인터뷰를 했다면 이후의 준비는 오히려 간단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가 가지고 있는 함축성과 중의성을 워크숍 현장뿐만 아니라 인터뷰 단계에서도 항상 고민하고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퍼실리테이터의 자세를 갖추어 나가야 한다. 퍼실리테이터답게 사소함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어 보는 철저함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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