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실리테이션 학습

[펌] 쿠퍼메시지 009호 : 자료를 인식하는 지혜를 가져라

더디맨 2016. 1. 3. 17:36


쿠퍼메시지 0009호

자료를 인식하는 지혜를 가져라

 

 오늘날의 세상은 두말할 것 없이 수만 가지의 자료들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시대라 할 수 있다. 길가에 놓여있는 전단지와 간판은 오히려 의도적으로 배치된 자료이며 지하철을 기다리며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광고판들은 끊임없이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우리는 어느 덧 무의식중에 놓여있는 자료의 질을 판단해내는 능력을 길렀으며, 의미 있는 정보를 평가하는 개인별 능력까지 개발되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가 낳은 최대의 난관이 ‘소통’이다. 눈앞에 놓여있는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개발되었지만, 어디까지나 주관적 판단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흔히 토론을 진행하는 자리나 회의 장면을 보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논의에서 ‘견해’를 주고받는다. 누구의 판단이 좀 더 객관적인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 펼쳐진다. 우리는 모두가 주어진 자료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고도화되었기 때문에 누구의 판단이 좀 더 옳은지 겨루는 자리가 결코 편할 수 없다. ‘소통’이 어려워진 시대가 된 것이다.

 그룹의 논의를 돕기 위한 퍼실리테이션의 장점은 여기서 발휘되고 있다. 논의 방법을 누구의 견해가 좀 더 객관적이고 옳은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가며 모두의 의견을 동등하게 ‘정보’로 인식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의견을 단순한 자료가 아닌 의미 있는 자료로 인식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꺼내어지는 정보(DATA)와 관련하여 회의에서 퍼실리테이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퍼실리테이터는 어떤 역량을 가져야 하는지 확인해보려고 한다.

 

                                       

The Data-Information-Knowledge-Wisdom hierarchy as a pyramid


 첫 번째 역량은 정보의 수준에 대한 판단력이다. 회의를 진행하다보면 ‘정보의 피라미드’ 에서 자료(DATA)에 해당하는 것에서부터 지혜(WISDOM)에 해당하는 것까지 판단하기 어려운 다양한 깊이를 가진 의견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때 퍼실리테이터는 빠르게 해당 의견이 어떤 레벨에 해당하는 것인지 판단해내야 한다. 만약 지금 우리의 논의 순서가 ‘사실을 꺼내어 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상위레벨에 해당하는 견해, 판단, 평가의 의견들은 분리해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판단이 포함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사실 확인을 위해 정확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 확인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또한 개인의 의견이 포함된 견해라면 비판 없이 모두가 인정해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필요하며, 구체적인 그의 의도를 모두가 의심없이 확인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처럼 정보의 깊이와 레벨은 이를 다루어야 하는 퍼실리테이터의 순간적인 역할을 정의하기도 한다. 따라서 퍼실리테이터의 정보에 대한 판단력은 신속하며 정확해야 한다.

 두 번째 역량은 꺼내어지는 모든 ‘자료(DATA)’를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꺼내어 지는 자료는 매우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보이는 행동, 태도, 아이디어, 의견 등 디테일한 신호 조차도 퍼실리테이터는 자료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한명의 참가자가 자세를 뒤로 젖히고 이야기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퍼실리테이터는 그의 태도에서 신호를 감지해야 한다. 또한 리치픽쳐와 같이 그림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그림을 그리고는 있지만 소극적이고 알아보기 어려운 표현을 하고 있으며 조심스러워 하는 듯한 장면이 보인다면, 현재의 상황에서 꺼내는 것에 두려움이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농담처럼 주고받는 의견들을 퍼실리테이터는 진지하게 받아들여 하나의 의견으로서 받아들여주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퍼실리테이션이 이루어지는 환경 안에서는 의견과 주장의 강도, 의도, 수준 등의 차이가 존재할 뿐 의미없거나 가치없는 자료는 없다는 것을 항상 전제해야 한다. 발언의 공포를 없애고 ‘생각’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독창성과 창의성, 그룹의 다이나믹스가 일어나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어려운 역량이다. 퍼실리테이터 또한 그간의 경험으로 쉽게 선입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판단 또한 퍼실리테이터의 사견이 포함된 견해이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스스로가 객관적으로 참가자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현재의 논의를 돕고 있는지 평가하고 반영해야 한다. 모든 의견을 동등하게 귀중하도록 돕기 위한 퍼실리테이터의 철칙이자 중립성을 지켜내는 역량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자료(DATA)를 정보(INFORMATION)로써 인지하고, 꺼내어 줄 수 있는 지혜(WISDOM)가 필요하다. 이때의 지혜는 항상 중립성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그 이후에 흔히 ‘플라잉 아이디어’라고 하는 떠다니는 이야기들을 캐치하는 역량, 상황의 맥락을 읽어내는 정보 인식 능력이 개발되어야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분명 논의를 돕는 사람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개별적인 생각들이 온전히 꺼내어 질 수 있도록 깨어있어야 한다. 개입하지 않으면서 개입하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자료’에 대한 세밀한 판단력으로부터 시작된다. 퍼실리테이터 한 사람의 지혜를 통해 그룹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짜릿함을 위해 항상 주변에서 일어나는 논의 속에 ‘정보’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평가되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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