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 H사 생애재설계 퍼실리테이션(3)
지난 번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참여자분들....
혜영쌤으로부터 살짝 귀띔은 받았지만 막상 접하고 보니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팔짱을 끼고, 눈을 내리 깔고, 성난 표정으로 앉아 계신 참여자들을 보니 주눅이 들기에 충분했다.
몇 마디 가벼운 질문을 던졌지만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빨리 오프닝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싶었다.
아이스브레이킹을 진행하면서도 불편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 내신다.
'이런 거 싫어하는 성격인데 억지로 한다'
'지금 머리가 복잡해서 아무 말도 안 들어온다' 등등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많이 부드러워졌고 - 눈치 채지는 못했겠지만 그 동안 난 등에 식은 땀이 나고ㅋㅋ -
대화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쿠퍼네 그림톡 카드는 이번에도 참여들로 하여금 약간의 선택의 어려움을 겪게 했다.
다음 번에는 큐카드나 다른 사진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휠씬 고르기에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극적으로 몰입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Rich Picture 를 마무리하고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연관도로 풀었다.
이번에는 목표를 적어 넣을 수 있는 좀 더 큰 사이즈의 메모지를 준비 해 갔다.
그런대로 진행은 되었으나 역시나 몰입에는 한계가 느껴졌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중도 퇴직을 앞 두고, 어떤 조건들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 참여한 교육이다.
기분이 유쾌할 리 만무하고, 온전히 몰입하기에는 프로그램 전체가 딱딱하기만 하지 않은가....
이런 전체 프로세스 속에서 불과 2시간을 퍼실리테이션으로 풀어 보겠다는 것은 어찌보면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영쌤과도 의견을 나누었지만 차라리 프로그램의 초반부에 퍼실리테이션을 배치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아마도 다른 여러 강의를 소화하는데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교육 담당자를 설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뭐... 어쩔 수 없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도와드리는 것이 FT로서의 자세라 여기는 수 밖에....
지난 번보다 만다라트 수립 시간을 조금 더 할애해 보려고 노력하였으나 역시 10여분 이상은 드리지 못하였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마지막 단계가 될 때 쯤 마음이 어느 정도 열리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직은 미숙한 나의 역량도 문제이긴 하겠으나 항상 시간이 충분하지 않음을 느낀다. 퍼실리테이션은 항상 충분한 시간의 확보가 절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가가 그다지 좋게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만족감을 드리지 못한 것 같다.
후문을 들어보니 다른 강의도 모두 이번 차수 분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하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번 참여자 분들은 조금 힘들고 어려웠던 것 같다.
2016. 12. 21 전경련회관 42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