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이해

[펌] 이재연교수 인(IN) 심리학 : 공부 안하는 학생과 공부만 하는 학생

더디맨 2016. 9. 3. 22:09

1999년에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과 당시 대학원생이던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는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를 제안했습니다. 이 효과는 인지 편향을 나타내는 것을 말합니다. 코넬 대학교 학생들에게 독해력, 자동차 운전, 체스, 테니스와 같은 여러가지 분야의 능력을 실험을 했습니다. 이 실험에 의해 무능력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1.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2. 다른 사람의 진정한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다. 

3.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곤경을 알아보지 못한다. 

4. 훈련을 통해 능력이 매우 나아지고 난 후에야, 이전의 능력 부족을 알아보고 인정한다. 


그들이 주장했던 '더닝 크루거 효과'는 무능력함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능력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면서 '환영적 열등감'을 가지게 됩니다. 무능력한 사람이 '환영적 우월감'을 가지는 것과는 대비대는 심리입니다. 이 말은 무능력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오해를 가지는 반면에 능력이 있는 사람은 타인과 자신의 관계에서 오해를 가지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난 후, 점수가 지속적으로 낮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능력을 향상시키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더닝 크루거 효과'에 빠진 것입니다. 낮은 점수의 자신을 직면해서 바라보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은 그 점수보다 원래는 더 똑똑한 학생이고 더 많은 지식이 있지만 시험에서만 잘 못봐서 그렇다고 스스로에 대한 왜곡된 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업적 노력을 더 해야되는 상황에서도 동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자신에 대한 인지 자체가 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학습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시험이 끝나고 난 후,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기가 죽어서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나 자신의 높은 점수를 직면하지 않습니다. 자신보다 하나라도 더 많이 받은 상위점수를 낸 학생과 자신을 감정적으로 연결시킵니다. 그 연결된 감정적 평형에서 자신이 늘 낮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능력을 가졌음에도 스스로를 무능력게 바라보면서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 또한 타인 속에서만 자신을 바라보는 인지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평가의 기준이 내(I)가 아닌 타인(You)에 의해서만 울고 웃는 자존감 낮은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자존감은 낮은데 능력만 높게 되면, 자존심이 강하게 됩니다. 즉 타인(You)이 자신을 인정하고 칭찬하고 높여줘야지 스스로가 채워진 것처럼 오해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면은 힘들고 외면은 강한 척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자존감 높은 척하지만 실력이 없는 학생은 자신의 무능력함 때문에 지식 컴플렉스를 가지게 됩니다. 무엇인가 배우거나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몸으로 익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두고 살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신체적 습득'을 자기합리화(rationalization)에 빠지게 됩니다. 자기합리화에 빠진 학생이 자라서 부모가 되면, 자녀에게도 이성적 지식 습득보다 신체적 습득을 더 강조하게 되는 인지 편향을 그대로 보이기도 합니다. 


자녀에게 자신의 인지 편향(cognitive bias)을 자녀에게 전달하면서도 '부모'로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합니다. "아빠는 말이야~", "엄마는 그래도 ~"라는 말을 하면서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자녀가 봤을 때, 부모님이 하는 말에 비해 노력의 수치나 현재의 태도가 낮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혼란을 겪게 됩니다. 사춘기 때는 부모님의 '더닝 크루거 효과'에 빠진 모습을 비난하고 공격하기도 합니다. 


by 이재연(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세종시 휴 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