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이해

[펌] 이재연교수 부모상담 : 자녀의 삶을 경청하고 공감하라

더디맨 2016. 2. 26. 12:28

부모는 '자녀의 삶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철학자'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삶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 존재 그 자체를 바라보고 부모의 소유가 아닌 자녀 자신의 삶을 마주봐 주는 철학적인 일 입니다. 

아이들은 책과 같습니다. 독자가 책을 읽으며 저자의 지혜를 접하는 것처럼,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와 만남의 과정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의 넓이를 결정합니다. 부모와의 대화와 함께하는 경험을 통해 가족은 서로의 인격을 교류하게 됩니다. 부모와 얼굴과 얼굴을 맞대면서 생리적인 교감을 넘어 정신적인 세대 전수를 이어받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의 지식의 밭과 마음의 밭에 어떤 씨앗을 심을지 기준을 가져야 합니다.

자녀가 자라면서 성숙해 지기위해 부모의 아름다운 도움의 손길을 기억해둡니다. 반대로 아픔의 손길은 새겨둡니다. 부모가 건낸 그 손길을 통해 세상에서 받게되는 상처와 아픔을 이겨낼 때 반창고로 사용합니다. 세상이라는 사막 속에서도 미소지을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 부모의 아름다운 도움의 손길 입니다. 이 손'길'은 자녀에게 어둠에서 빠져나오는 빛의 '길'이 됩니다.

부모가 겪은 길을 자녀에게 가르치듯 강압하면서 제시하는 것은 절벽 아래에 있는 자녀에게 절벽 위에서 밧줄이 아닌 손만 내미는 모습이 됩니다. 즉 자녀에게 와닫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공감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절벽에 떨어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머리로는 아는데 가슴으로는 느껴지지가 않는 것입니다. 공감하고 알려주기에는 마음이 너무나 굳어져 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가슴이 닫히고 머리로만 가르치다 보면 '훈수심리'가 단단하게 자리잡게 됩니다. 열심히 운동장을 누비고 있는 축구선수들에게 응원하기보다는 '그것밖에 못하냐', '제발 머리를 써라. 하루종일 그것만 하는 놈이 그정도면 어떻하냐', '내가 해도 그것보다 잘하겠다' 처럼 관망하며 훈수를 두듯 하게됩니다.

물질적 풍요는 높아졌지만 정서적 빈곤은 더 심해졌습니다. 집의 공간은 커졌지만 가족의 심리적 거리는 먼 경우가 많습니다. 차가 없는 가정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녀와 함께 오랜 시간 걸으며 사랑을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릴 여유를 가질 기회를 잃어버린 가정이 많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인격적 만남이 아니라 그것과 이것, 저것과 저것의 비인격적 만남을 통해 정신적 질병이 늘 존재하게 됩니다. 

인간은 어두운 것에서 사랑을 찾는 법은 없습니다. 부모의 사랑은 밝고 아름다운 손길에서 시작됩니다. 자녀가 성적이 낮으면 성적낮은 것에 화내고, 교육제도에 분노하지만 정작 화내고 분노해야하는 것은 자녀의 성적과 교육제도에 흔들리는 부모의 마음 그 자체입니다.


이재연(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출처 : [심리학 그리고 생각] 네이버 카페 http://me2.do/xwiMV2NK